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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뭣이 중한겨? - 호기심과 즐거움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성공을 기대하지 마세요

  조금 독한 소리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처음 하는 연구 활동인데 잘 모르고 막막하고 내가 뭘 할 수 있나 싶지만... 상이라도 받거나 그럴 듯한 게 나오면 좋겠지요? 욕심내지 마세요. 욕심인거 알죠? 맞습니다. 말 그대로 욕심입니다. ^^ 속 편한 소리다 싶겠지만 그게 당연한 겁니다. 가진 거 없이 먼저 성공을 바라지 마세요. 그건 뭐라구요? 그냥 욕심입니다. ^^ 그냥 독한 소리는 아니구요. ㅅㅌㅅㅌ도 인생을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는... 부끄럽지만 교원임용고시를 8번 치렀습니다. 몇 번이요? 8번입니다. 평소 생각하던 게 현실이 된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그렇습니다. 좌절하지 마세요. 중요한 건 당장의 성공이 아닙니다. 사실... 성공이라는 게 참 애매모호합니다. 아래 몇가지 이야기를 보고 성공과 실패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볼까요?

  19세기말 즈음에는 과학자들이 이제 새로운 이론은 없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세상의 근본적인 원리를 밝힌 이론을 갖췄으니 이제 이 이론으로 세상에 널려 있는 문제만 풀면 된다.'는 분위기였지요. 자신만만했던 겁니다. 그런데 이상한 결과들이 나오고 설명하려고 애쓰고 있을 떄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 역학'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등장합니다. ㅜㅠ


 

 

  양자 역학의 탄생을 언제로 보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1900년 12월 14일로 보는 견해들도 많습니다. 막스 플랑크라는 과학자가 복사 법칙을 설명할 때 에너지가 연속이 아니라 띄엄띄엄하다는 방법으로 도저히 설명이 안되던 물체의 복사 에너지를 바로 그 날 발표합니다. 이것이 바로 양자 역학 탄생의 날이라는 거지요. 양자 역학은... 한 번 공부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엄청납니다... ㅜㅠ 양자 역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닐스 보어는 이런 말까지 남길 정도입니다. "양자 역학을 처음 접했을 때 놀라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평생 이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 엄청난 과학이 바로 에너지가 불연속적인 것을 의미하는 하나의 방법에서 시작되었다니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요? 저도 잘 몰라염~~ ^o^/ 재미있는 것은 막스 플랑크는 결과를 설명할 방법을 찾아 발표는 했지만 에너지가 불연속적이라는 개념(양자화라고 합니다.)을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생각해놓고 거부. 그는 이 양자화 개념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이 시대에 로버트 앤드루스 밀리컨이라는 과학자도 있습니다. 전하의 기본 전하량을 측정했다는 것으로 유명한 기름방울 실험이 있지요. 이와 함께 주요한 업적으로 광전 효과 실험을 엄청 열심히(10년 정도 이 실험을 엄청나게 했다고 합니다.) 했지요. 그는 아인슈타인이 빛의 입자라는 개념으로 도입한 '광자'라는 개념을 부정하기 위해 이 실험을 엄청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그 시대는 빛이 파동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거든요. 결과는... 광자 개념을 증명하는 확고한 실험이 됐습니다!! 기름방울 실험과 광전효과 실험으로 밀리컨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이 실험이 발표되면서 아인슈타인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을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중요한 실험이었는지 짐작할만합니다.(사실 상대성 이론 때문에 노벨상을 주라는 압박이 있었지만 실험으로 밝혀진 이론이 아니라서 버티다가 줬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기적의 해’라고 하는 1905년에 발표한 3개의 논문이 광전효과, 브라운 운동, 특수상대성이론에 관한 논문입니다.)

  여러분, 이것은 성공일까요 실패일까요? 사실 에너지가 연속이니 불연속이니 빛이 입자니 파동이니 하는 것들은 그 전에 오래도록 성공한 것으로 믿어왔던 '성공'이 만들어 낸 결과들을 부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위의 '성공'들은 이후에 계속해서 '실패'가 되면서 바뀌어가지요. '양자 역학'이라는 학문은 천재 물리학자의 대명사 아인슈타인의 회심의 일격을 자기의 이론인 '상대성 이론'으로 방어하면서 1924년 솔베이 회의라는 곳에서 정착되어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습니다. 이렇듯 온갖 '성공이자 동시에 실패'인 결과들이 이어져서 지금 우리가 성장하고 있습니다.(성장인가라는 의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톰슨이라는 물리학자는 아버지가 전자의 입자성을 밝혀서, 아들은 전자의 파동성이라는 완전 반대의 사실을 밝혀서 31년의 시간차를 두고 각각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배우는 것

  이 쯤되면 성공이나 실패라는 기준이 참 모호하다 싶지요? 저의 경우 7번의 임용고사 낙방이라는 결과 속에서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오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는 또 그 다음의 기회를 가져와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어떤 것이 성공이고 어떤 것이 실패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부터 배우는 게 없으면 그것이 유일한 실패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너무 성공만을 기대하지 마시고 일단 시작해보세요. 당장 실패로 보여도 뭔가 배우면 되는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FAILURE: WHY SCIENCE IS SUCCESSFUL』(구멍투성이 과학)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마지막 장 글을 끝내며를 제외한 14개의 장 중에서 13개의 장에 FAIL이 들어가고 1개의 장에 WRONG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무지막지한 책입니다. 저자는 이 책 전에 『이그노런스』(무지)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과학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무지'와 '실패'라고 선언합니다. 이렇게 구구절절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시죠? 연구 활동은 이걸 극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쨋든 어렵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연구할텐데 조금이라도 남겨야 덜 아깝잖아요!! 남기느냐 마느냐는 수상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바로 '배우느냐 배우지 못하느냐'이기 때문입니다. 저 실패라는 글은 과학자이자 정치가 등등으로 유명한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로 시작하는데 벤저민 프랭클린의 그 말과 엄청 유명한 문학가 톨스토이의 말로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무엇이든 한 길을 파고든 사람들은 통하는 게 있나 봅니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모든 점을 고려할 때 인류가 걸어 온 실패의 역사는 발견의 역사보다 훨씬 가치 있고 흥미로울 것이다.

참된 발견은 균일하고 좁은 길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실패는 무궁무진하고 다양하다.

- 벤저민 프랭클린


  우리에게 남은 건 뭘까?

  그러면 우리에게 남은 건 뭘까요? 위의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객관적이라고 믿는 과학마저도 정답이 아니고 실패로 얼룩진(?) 덩어리라는 말 같은데... 결국 '완전한 실패나 완전한 성공은 없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뭘 가지고 시작해야할까요? 결국... 답은 뻔한 곳에 있습니다. 우선 슈타인 형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공부하다보면 왠지 익숙해져서 형 같기도 해집니다. ㅋㅋㅋ;;;)

 

https://www.flickr.com/photos/quoteseverlasting/8887624369

 

  호기심!!!!

  뇌를 보관해서 연구할 정도의 과학자가 한 말입니다.(우리나라에도 아인슈타인전 할 때 아주 작은 조각이 전시된 적이 있습니다. 윤리적 논란이 많은 문제지요. 그 정도로 알고 싶었던거겠지요... 천재 아닌게 얼마나 다행인지... ㅜㅠ) 바로 천재의 대명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라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의 출생부터 1927년 5월까지(2020.05.20. 기준) 출생신고서부터 편지, 논문 등 아인슈타인과 관련된 거의 모든 자료라고 할만큼 방대한 양의 자료가 실려 있는 사이트 THE COLLECTED PAPERS OF ALBERT EINSTEIN의 첫화면부터 떡하니 나오는 말이니 근거없는 말은 아닐 것 같아서 안 찾아봤습니다!

  또 다른 천재의 대명사 뉴턴은 이런 말도 했다죠. 나는 진리의 바닷가에서 조금 나은 작은 조약돌이나 예쁜 조개 주우면서 기뻐하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나 뭐라나... ㅡ.ㅡ;;; 천재는 잘난 척도 천재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어쩌겠습니까 제가 천재가 아닌데... 뉴턴은 저러면서 남이 자기 말에 토다는 거 싫어서 학계에서 잠적하고 연구 결과도 발표안할라는 거 에드먼드 헬리(그 헬리 혜성의 헬리)가 꼬드겨서 출판해놓고!!! 진리 정도 되야 자기 앞에 명함 내밀 수 있다는검니까!!! ㅡ.ㅡ+

  그는 1955년 사망하기 몇 달 전의 인터뷰에서도 내가 하고 있는 것의 이유, 궁금한 것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말라고 합니다. 호기심은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있다면서 매일같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천재는 천재지만 아인슈타인도 매일매일 호기심을 갖고 탐구 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이 인터뷰의 제목은 젊은이에게 보내는 나이든 사람의 조언(61-64쪽 중 64쪽)(bitly.kr/einsteinvalue)입니다.

  즐거움!!!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이제 즐거움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뻔한 말로 시작해봅니다. 뻔한 말이 왜 뻔한 말이겠습니까?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럴듯한 말이기 때문입니다. 공자님께서 말씀하시길 많이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한다고 했습니다. 즐거움이 있어야겠지요. 탐구가 즐겁냐구요? 그러니 즐거울만한 걸로 시작해보는 게 좋겠죠? ㅅㅌㅅㅌ 생각에 저 말은 꼭 누가 이기고 진다거나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에게 있어서 경지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나의 재능을 가장 꽃피우기 위한 경지로는 즐기는 경지라는 게 아닐까요? 아는 것과 좋아하는 것, 즐기는 것은 사실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즐기면 좋아하고 알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질테고 알고 좋아하면 즐기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질테니까요. 이게 되는 사람이 있냐구요?

  네... 안타깝게도 또 다른 천재의 대명사 리처드 파인만이라는 물리학자가 그렇습니다. 평생 물리학을 가지고 놀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는 뭐든 "하고 싶은 걸" 가지고 놀았습니다.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팀에서는 빨리 계산하기 놀이를 하고 삼바 축제에서 무대에 올라가 봉고라는 악기를 즐기고 금고의 맹점을 파악하고는 금고 털기 놀이를 즐겼습니다.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 중에 편지 검열을 눈치채고 암호 놀이도 즐겼지요. 무엇보다 접시 던지기에서 느낀 호기심에서 힌트를 얻어 마법같은 방법으로 양자전기역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하기도 합니다. 놀이와 공부, 그리고 성과를 한 번에 잡아버렸지요. 네네 아무나 안 됩니다. 하지만 안하면 가능성 0. 하면... 뭐... 또 모르죠 ^^;;; 호기심과 즐거움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여러분이 바라는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음 편히 가지세요. 성공만 너무 욕심내지 마세요. 두려운 건 당연합니다. 그래도 일단 해보세요. 합리적이라는 건 위험한 걸 모두 없애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위험을 감수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합리적으로 움직입시다!!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하고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두려움이 없는 건 무모한 겁니다.

두려움은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https://youtu.be/DqnFYK_wbvo

  어떤 친구는 호기심도 크지 않고 즐겁게 하지도 않는 것 같은데 성공하는 친구가 있나요? 잘 보면 아닐 겁니다.(쓰앵님같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요...;;;) 어딘가에서는 그 친구의 노력과 시간이 있었을 겁니다. 위로가 안된다구요? 아직도 그런 친구에게는 "용장은 지장을 이기지 못하고 지장은 덕장을 이기지 못하고 덕장은 복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결국 운이 짱이다!! 맥 빠지지만 사실 운도 실력입니다. 연구 활동에서 가장 많이 하는 생각 중에 하나가 '노력은 비슷한데 소재를 잘 선택했다'입니다. 저 친구가 순수하게 소재를 잘 선택했다 쳐봅시다. 그렇다해도 그게 그 친구의 운이고 실력입니다. 나의 성장에 초점을 두세요. 상 하나 받자고 너무 진 빼지 마시고 좋아하는 걸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이상하게도 그게 가장 뻔하면서도 가장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나의 가치를 찾아가는 방법입니다.

 

  여러분,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왜 하고 있나요? 궁금한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나요? 아주 조금씩이라도 충분합니다. 하고 있다면요!!! 사람은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당장의 성공이 오지 않더라도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세요.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기를 멈추지 마세요. 두렵겠지만 최대한 즐기세요. 연구 활동은 거기에서 시작됩니다.

2. 기본기의 반격 

3. 불가능한 꿈을 가진 리얼리스트

4. 연구활동 과정에서 주의할 점들

  • 시작하기
  • 연구 문제 선정
  • 자료 조사
  • 연구 설계
  • 보고서 작성
  •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