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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메모/수다수다

피곤하구만!!!

ㅅㅌㅅㅌ 2017. 10. 12. 08:11

신촌 맥주 축제 현수막.

피곤하구만...


강물이 온 몸의 잔주름을 남김없이 드러내는 그런 날의 출근길. 절망이나 씁쓸함과는 다른, 묘한 희열과 동질감이 솟는 날이어서만이 아니라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보낸 긴 하루의 피곤함이 묻어나는 버스 안. 미처 잠들지 못한 상태로 신촌 연대앞을 지나며 무심히 눈에 띈 현수막에 조만간 펼쳐질 미래가 눈 앞을 스친다. 요 며칠만해도 술은 이제 그만 끊어야겠다고 다짐을 수도없이 했건만 이 놈의 몸이 반응하는건지 마음이 반응하는건지 참 요상도 하다.

평소 일정에 얹어 묵직한 책들로만 골라 중고책 쇼핑을 하고 아버지 칠순 공연으로 구성된 OB유랑악단의 연습을 하고 밤늦게 감기 걸린 아내의 야식을 사들고 들어온 것이 못내 미안해 새벽 TV 시청의 옆자리를 지키고 잠든, 이 문장처럼 길고 긴 하루의 피곤함도 잠시 물리친 이 몹쓸 익숙함.

나는 ‘주’님의 종소리에 어쩔 수 없이 침을 흘리는 개였던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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