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향화가 떠올려준 존중의 미학
나는 선생이다. 처음 근무하던 학교는 실내화를 신어야 하는 학교였다. 어느 날 퇴근길에 신발 단속의 최고봉 생활지도부실 앞에서 신발을 신고 있는 아이를 보았다. 바쁜 퇴근길 그냥 지나칠만도 하지만 집요한 성격이 발을 붙든다. 자- 파이트!! 와아- 신발 예쁘네. 화기애애함 뒤에 긴장감이 숨어있다. 신발 벗을까? 긴장감이 얼굴을 내민다. 나중에 벗을게요. 지금 벗자. 당겨진 시위같이 팽팽하다. 가던 길 가세요. 폭발은 금물이다. 너 기분 나쁘지 않게 하고 싶어하는 말을 그렇게 받으니 모두 안 좋지 않아? 이런저런 실랑이 끝에 이 말을 끝으로 결국 아이는 신발을 벗는다. 그때부터였다. 40분 거리의 출퇴근 길에 신발 주머니를 들고 다닌 것이. 나보다 힘이 약한 사람과의 만남에서는 특히 나를 낮추는 것이 미덕..
일상메모
2017. 4. 1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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