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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이야기는 잠자리에서 시작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오늘도 이야기는 나란히 세 가족 누운 잠자리에서.



가족간에 전하는 교감판(베타테스트중 결과에 따라 교체 예정)



# 1


"아빠가 건희 좋아해?"   "응-"


"건희가 아빠 좋아해?"   "응-"


"아빠가 엄마 좋아해?"   "......"


"엄마가 아빠 좋아해?"   "......"


"아빠가 건희 좋아해?"   "응-"


"아빠가 엄마 좋아해?"   "......"


응?


보다못한 엄마.


"엄마가 아빠 좋아해?"   "응-"


"아빠가 엄마 좋아해?"   "......"


응??


다시 아빠가 해도 결과는......

왜 아빠 엄마 질문에만 답을 안하는거냐고!!!

그것도 아빠가 물을 때만;;;


아빠가 반성해야하는건가보다 ㅜㅠ


#2


"오늘은 엄마가 옛날 이야기 해준대-"


"무슨 소리야- 옛날 이야기는 아빠가 잘해"


이틀 전은 엄마가 콘서트와 맥주로 보내는동안 한시간을 넘게 뒹굴다

결국 권선징악의 전형 '콩쥐 팥쥐'의 아빠 각색판을 들으며 잠에 들고

어제도 너무나 아기자기하고 예쁜 '바위나리와 아기별' 아빠 각색판을 들으며 잔 아들.


'내 얘기가 듣기 좋았나보군. 훗.'


그러나 이거슨 엄마의 거대한 음모로부터 시작된 결말일뿐...


"옛날 이야기는 아빠가 잘해-"


건희의 옛날 이야기 요구가 귀찮을 때면 나오던 엄마의 전매특허였다나 뭐라나... ㅡㅡ;;;


이렇게 거대한 음모의 진행도 모른 채 하루하루 보낸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기억이 단순한 몸짓이나 행동이 아니라 말로 형상화 되는 나이가 된 것 같다.


시인 동주의 최현배 교수가 말하기를


"그런데 말 공부는 간단한 게 아닙니다.

말과 소리와 생각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에 대한 공부는 소리를 다루는 물리학에서의 음향학이나,

인간의 생각과 사고를 다루는 심리학이나 논리학과 구별되면서,

또 그 학문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요."


아...

아기는 감정에 굉장히 예민하지만

말을 익혀가는데 많은 노력을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감정이 격하게 드러나지 않을 때는 맥락이 아니라 있는 말과 소리가 곧 생각이 되는 게 더 흔할 수 있겠다...


천OO님.

사랑합니다-♡

천OO님.

사랑합니다-♡

천OO님.

사랑합니다-♡


한참전부터 생각만 했다가 어제부터 시작한 교감판이 그나마 면피가 되려나... ㅜㅠ

당연히 안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