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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날씨에도 제 손으로 골라 제 손으로 입은 천하무적 쫄바지가 아빠는 조금 이상도 하다. 내복 위에 두툼한 쫄바지를 입고서 뛰어다니면서 쫄바지니까 시원하다니 말이다. 그 요상괴상한 논리가 맑은 날씨처럼 아주 선명하게 이해되니 이 아빠는 더더욱 이상하다.


꽃밭이 아니어도 괜찮아


꽃밭에서 먹고 싶다고 노래를 하더니만 아무데나 앉아서 아무데서나 산 소시지로도 충분한 아들이라 다행이다. 기특하게도 1+1을 골라 아빠랑 나눠먹자고 하니 너는 흔히 말하는 그 효자인가보다. 아빠는 먹었냐고 꾸준히 물어보더니 공원 나들이가 끝날무렵 자기가 먹고 싶다고 하니 인내심도 봐줄만하다. 매트는 왜 안가져왔냐며, 짐이 많아서 안 가져왔냐며, 자기가 도와주겠다며 은근슬쩍 잦은 외출과 많은 짐을 요구한 아들!!! 사랑한다 ^^


아빠개미


어린 아들에게 큰 건 모두 아빠다. 개미라는 종을 인식한 아들에게 작은 개미는 아이, 큰 개미는 아빠인거다. 뭐든 제멋대로 할 수 있는 아빠를 보며 아들은 어서 빨리 아빠가 되고 싶겠지. 아빠를 보는 아들에게 안쓰러움이 깃드는 순간 이 큰 개미는 아주 조금 미래의 아들 개미이다. 지금의 나처럼...


화산처럼 뜨거운 빨간빛의 계란


지금까지 먹어본 적 없는 반숙란. 이 빛깔을 보고는 화산과 뜨거움을 떠올린 아들 덕분에 아빠의 상상력과 동심이 조금 회복된다. 이건 빨간색이 아니라 노란색이라고 받은 아빠가 미안해-. 노란색인데 왜 이러냐는 아들의 말에 뭐라고 답해야할지 살짝 막막한 아빠 1인. 어서 커서 과학을 공부하거라. 이해하게 해주마. 캬캬캬


번쩍


언제부터냐. 축구공 정도는 번쩍 들어올릴만큼 힘이 세진 것이. 아빠는 더욱 세질거다. 아직은 그런 마음이 드는 아빠다. 아아-!!!! 너무 좋아!!!!


뻥!!


아무리 약해도 아빠에게는 여느 프로 스트라이커만큼 강력한 한 방이다... 나만 그래 보여?!?!?!


물 한모금의 여유


순식간에 사라진 축구공을 결국 포기하고 물 한모금으로 여유찾기. 그런 아들 보며 행복찾기. 도대체 어디로 간거냐고...


꼬옥.


12시에 일 마치고 바로 선유도 공원으로!!! 엄마는 역시 위생과 안전이 걱정이다. 하지 말기 퍼레이드- 그럼에도... 저렇게 꼬옥 잡은 모자간의 유대감. 언제까지 이어질까. 언제까지나.


이얍.


양화대교를 건너 합정역서 점심을 먹고 근처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 가는 길. 역시나 그냥 지나칠 수 없지. 놀이터로 달려간 아들의 이번 종목은 클라이밍이다. 곧 무섭다고 내려간다고 하지만... 네가 내려가는 순간에도 아빠는 너를 응원한다


20년 뒤에도 나랑 놀아다오 아들. 그리고 아내님. ^^ 사랑하는 가족과 보낸 고마운 하루.



* 오늘의 나들이 코스


1. 선유도 공원 + 양화대교

   - 구경.(교통비 1,300원...인가;; 아내님 버스비 모름 ㅎㅎㅎ) 양화대교 도보행단.


2. 합정역 딜라이트 스퀘어 우동집 & 폴바셋

   - 김치냄비우동 등 점심 한 20,000원쯤...?, 폴바셋 믹스(딸기 & 밀크) 아이스크림 3,500...? 3,800....?


3. 합정역 9번 출구 놀이터

   - 무료. 덤으로 나이 확인해가며 자기는 7살이라며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가는 누나 등등


4. 합정역 9번 출구 3-400m? 카페 어드벤처스토리~~

https://www.facebook.com/CafeAdventureStory2014/

   - 아메리카노 3,300원 + 쟈스민 3,800원에 서비스 시원한 마카롱 2개와 미니 머핀.(알바에게 보낸 친구 카톡과 직접 깎아준 사과 덕분? ㅎㅎㅎ)


5. 합정역 6번 출구 알라딘 중고서점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2, 3권(각 3,000원). 마음의 탄생(13,500원),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3,600원)


6. 집

   - 버스비... 어른 2명...?

   - 덤으로 도착하자마자 씻고, 저녁 먹고 곧 잠드는 아들


6만원 내외에 책까지 구비한 저렴하고 행복한 나들이 ^^

오늘 나들이 시간 총 6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