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웃을 수 없어서 웃기는 사람이 된 것뿐이야. 우스운 얘기지?"- 단편 중 김성중. 그의 글은 감각을 예민하게 만든다. 아무렇지 않은 몇 줄의 글로 순식간에 그가 창조한 세계로 자연스레 빠졌다가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돌아온다.그렇기에 그의 글은 기묘한 세계를 그리지만 큰 감동이 아니라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자기도 모르게 잠들었다가 자기도 모르게 깨는 잠처럼.무미건조하며 몽환적인 판타지.소설이라기보다는 를 노래한 시를 들은 것 같다. 그의 글은 감각을 예민하게 만든다. 책을 얹은 다리의 비틀림으로 뿌리에서 책을 맺는 나무가 되는 감각. 시속 300km로 아버지의 시간을 거꾸로 되짚는 감각. 선선한 아침공기가 품은 비릿한 하수와 고소한 빵 냄새로 걸음마다 새로운 세계가 속삭이는 감각. 오늘 늦은 퇴근길..
80년 5월의 광주는 내게 영화였던가보다. 내게 그 일은 그 때의 작전명이자 영화인 「화려한 휴가」가 주는 이미지였던가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비장한 마음으로 부르면서도, 광주항쟁의 배경과 과정은 머나먼 이야기였고, 그 규모와 실상은 꿈 속에서도 상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내게 광주는 전남도청과 일부 도로에서의 잔인한 만행이었던 것이다. 마치 『레미제라블』을 은촛대와 괴력의 장발장, 자베르의 집요한 추적으로 기억하는 것처럼... 출판사 덕분에 그 때의 기록을 서평단의 기회로 접했지만 여느 고전과 같이 역시 쉽지가 않다. 며칠간의 출장과 이후 처리 때문만이 아니라 페이지와 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서평이야 책을 다 읽지 않고도 쓸 수 있는 것이지만 이런 기록을 두고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책을 반납..
『쟁점 한국사』에서 다룬 24개의 쟁점은 역사는 역시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우리 고대사의 영역은 어디인가」를 시작으로 살핀 쟁점은 역시 인문학은 과학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했다. 고대사일수록 자료가 불충분하고 채워진 곳보다 빈 곳이 더욱 많으니 결국 역사가가 믿는 바대로 끌고 가는 경향이 강하다. 다른 견해의 빈틈을 지적한 것이 내 견해의 정당성을 얻는 것이 아닐진데 그런 논리가 허다하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시도, 그리고 그에 합당한 견해를 찾으려는 시도와 통찰은 역사학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역사는 과학이 아닐 뿐 역시나 중요한 학문이다. 신라의 여왕 즉위와 특권 의식은 우리의 기득권을 가진 이들과 여성에 관한 차별을 떠올리게 하고, 김춘추와 연개소문의 결말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 헌신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알려져 있...(나?)는 아름다운 이야기. 나무는 소년을 사랑했다. 소년이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고 노인이 될 때까지. 나무는 언제나 그와의 관계가 전과 같기를 기다렸고 언제나 소년에게 베풀었다. 나무도 물론 받았다. 자기 위로를. 모든 것을 주고 밑둥만 남았을 때조차 나무는 기꺼이 소년에게 주었고 또... 행복했다. 참... 빌어먹게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나무의 마음 따위.어느 정도 이해되는게 더 빌어먹을 일이다. 제제가 밍기뉴를 동생에게 물려주고 졸업했듯이 이 소년 또한 나무를 졸업했다.제제가 상실과 아픔을 안고 졸업했던 밍기뉴와 달리철저한 외면과 필요에 의해 만남을 지속한 소년을 만난 나무일 뿐이다.그들의 관계는 소년이 소년이 아닌 시점부터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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