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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메모/가족일기

쿵쾅쿵쾅. 쉿...

ㅅㅌㅅㅌ 2016. 1. 21. 23:49

오늘 하루 스트레스 만땅인 엄마가 무언가를 사러간 사이


불을 모두 끄고 수면을 시도한 아빠.


엄마가 와서 불을 끈 채로 화장실에 들어가 있건만


안아달라더니 이 아들 기특하게도? 불을 자기가 끄겠단다.


"엄마 나오는 거 기다렸다가 끌까요?"


"네-"


그러고는 안방에 들어가서 소근댄다.


(소곤소곤 모드)


"엄마 나오면 우리 찾게 여기 앉아서 숨어있을까?"


"네-"


그러고 앉아서 기다리는 행복을 맞은 아빠.


"여기서 엄마 나올때까지 숨어 있다가 엄마가 찾게 할까?"


"네!"


"아빠 안고 눈 감고 기다려요-     쉿-"


이 엄마는 왜 이렇게 안 나오냐;;;


"어. 무슨 소리지?"


하기를 몇 번.


꼭 끌어앉은 아들의 심장 소리가 쿵쾅쿵쾅 아빠의 심장을 울려댄다.


1분에 120번을 뛰어도 심장 박동을 느낄 수가 없었는데


느릿느릿 뛰는 쿵쾅을 아빠의 심장이 느낀다.


몇 분 뒤에 나온 엄마 덕분에 아빠는 아들을 꼭 안고


굵고 힘차게 자라는 아들을


온 몸 곳곳에 퍼진 감각으로.


영혼에 가장 가까운 공간 중 하나인 신장으로.


작은 소리로 크게


흠뻑 느낀다.



아. 우리 아들이 이렇게 커가고 있구나.


사랑한다 우리 아들.


사랑한다 우리 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