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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메모/가족일기

맛있다

ㅅㅌㅅㅌ 2018. 3. 3. 12:38

오전 나절 벌써 3개째 치즈를 먹는다. 치즈가 그렇게 좋을까 생각해 묻는다.
“치즈가 그렇게 좋아?”
“응”

“치즈가 얼마나 맛있어?”
“이마아아아안큼 맛있어”
“어떻게 맛있어?”
​​“빨리 달릴 정도로 맛있어”

음... 비행기를 날리다 소파 뒤로 넘어간다. 아빠는 벽에 붙여놓은 ‘정오의 휴식’을 흉내낸다며 소파에 누웠건만 아랑곳하고 아빠와 소파를 끌어내고 소파 뒤로 넘어간다. 깜짝 놀라며 소파 뒤는 먼지가 많은데 괜찮겠냐고 하는 아빠의 말에도 아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소파 뒤로 몸을 내리며 천연덕스럽게 답한다.
“그렇게 쏙 들어가지는 않을거에요”
어느새 소파 위로 머리 하나가 남도록 키가 커버린 아들은 씩 웃으며 “거봐요 제 말이 맞죠?”라며 아빠가 일의 진척을 막지 못하도록 못을 박는다. 꺼내는 족족 아빠 손에 쥐고 있던 비행기까지 포함해서 소파 뒤로 날리니 왜 자꾸 날리냐며 타박하면서도 열심히 주워낸다. 서너번 하고 나니 아들도 꾀를 내어 둘 모두를 손에 쥐고 한꺼번에 밖으로 휙- 던져버리고 자랑스럽게 다리를 걸고 소파를 넘어버린다. 아빠는 힘들다는 아들을 유혹해 귤을 먹이고는 또 묻는다.
“귤은 어떤 맛이야?”
“시원-한 맛이야”
순식간에 후딱 먹어치운 아들은 또 다른 간식을 찾아 눈을 번쩍이더니 간식 창고를 열고 탐색에 나선다.


자기 차롄가 싶어 발발 떠는 간식들 앞에 조금 서 있더니 아들은 곰돌이 젤리를 꺼낸다.
“곰돌이 젤리는 맛이 어때?”
“엄~청 달콤해요”

6살 아들. 맛이라는 자극이 달리고 시원하다는 반응과 감각을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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